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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못하는 너네가 문제지" 베이징대 출신 인플루언서의 '갑질 조롱'에 中 청년들 폭발

 중국의 8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스타 인플루언서 양마오웨(羊毛月)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향한 조롱성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취직이 정말 그렇게 어렵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베이징대학 석사 출신, 우한대학 박사 출신이라는 등의 사람들이 취직을 못한다며 질질 짜는데, 아무도 관심 없다"며 비웃었다.

 

'베이징대학 미련한 돼지'(北大笨猪)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해온 양마오웨는 자신의 베이징대 학벌을 적극 활용해 인지도를 쌓았다. 그는 틱톡 동영상에서 "베이징대학에 내리는 눈은 어떨까요?"라며 교정 풍경을 보여주는 등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이 '베이징대 출신' 타이틀은 그가 8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양마오웨는 20초 내외의 동영상 한 편당 약 32만35만위안(약 6400만7천만원)을 벌어들이는 '재벌급' 인플루언서였다. 그런 그가 "00후(2천년 이후 태어난 세대) 세대들은 직장 문화나 질서를 새로 정비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근데 어떻게 직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죠?"라며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조롱하자, 중국 사회에 분노의 불길이 치솟았다.

 

이에 맞서 한 중앙재경대학 석사 출신 여성은 자신의 고단한 취업 현실을 담은 영상으로 반박했다. "나는 베이징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4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아침 7시에 나가서 밤 11시나 12시가 돼야 월 3천위안(약 60만원)짜리 낡은 원룸으로 돌아와요. 월세와 식비를 제외하면 한 달에 1천2천위안(약 20만40만원)밖에 남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버텼는데, 회사가 월급을 주지 못해 결국 나와야 했어요. 이게 다 내가 노력을 안 해서인가요?"

 


그녀는 "2025년 대학 졸업생 수는 1222만 명이고, 석사·박사 졸업생의 취업률은 33%에 불과하다"며 취업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당신은 나처럼 하루도 직장 생활을 해본 적 없고, 나와 같은 배경을 갖고 태어났다면 과연 베이징대에 갈 수 있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양마오웨의 특권적 배경을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양마오웨는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이미 늦었다.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까지 그를 비판하고 나섰고, 구독자 수는 100만 명 이상 줄어들었으며, 광고주들도 줄줄이 계약을 파기했다. 결국 그의 계정은 폐쇄됐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양마오웨가 자신의 학력을 과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베이징대학 출신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학부는 다른 대학을 나왔고 대학원만 베이징대에서 마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베이징대 입학도 예술 특기생으로서 가산점을 받아 좀 더 쉽게 들어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사건은 중국 사회의 심각한 취업난과 학벌 중심 사회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의 경쟁 사회를 분석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오찬호 지음)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는 중국 청년들이 처한 상황이 한국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 대학은 자기 이익만을 쫓고 극대화하려는 '세련되고 정교한 이기주의자들'을 양성하고 있다"며 현 교육 시스템을 비판했다.

 

중국 문화잡지 '신주간'은 "모두가 왜 뛰는지 목적도 이유도 모르고 무조건 달리다가 절벽에서 함께 떨어져 죽는 모습은 단순히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침체와 경쟁 심화가 이어지는 오늘날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양마오웨 사건은 결국 극한 경쟁 속에서 특권층이 약자를 조롱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폭발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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