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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폭주' 한강 신작, 출간 하루 만에 베스트 1위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수상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신작 산문집 『빛과 실』이 출간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빛과 실』이 지난 23일 예약 판매 시작과 동시에 종합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고 24일 밝혔다. 17일부터 23일까지의 판매 집계에 따르면, 이 책은 한강의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보다 3.7배, 2016년작 『흰』보다 8.6배, 부커상 수상 이전인 2014년작 『소년이 온다』에 비해 무려 104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신작 출간은 한강 작가의 기존 작품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는 전일 대비 5.8배, 『작별하지 않는다』는 2배, 『소년이 온다』는 1.7배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 특히 『빛과 실』이 포함된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전체도 덩달아 주목받으며, 직전 일주일 대비 52.6배의 판매 상승을 기록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출간 당일 오전 11시 판매 시작 전부터 관련 문의가 쏟아졌고, 신간 알림 신청에는 1만 2000명의 독자가 참여했으며, 댓글을 통해 신작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한 독자도 3000명을 넘었다”며 “출간 전부터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에서도 『빛과 실』은 일간 및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23일 예약 판매 하루 만에 압도적 반응을 얻었고, 정식 판매가 시작되는 24일부터의 반응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예스24에서도 『빛과 실』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실시간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주간 베스트셀러에서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빛과 실』은 문학과지성사의 ‘문지 에크리’ 시리즈 아홉 번째 책으로, 자신만의 문체로 사유를 전개하는 작가들의 산문을 엮은 기획 시리즈다. 한강 작가는 이번 산문집에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인 「빛과 실」(2024)을 포함해 미발표 시, 산문, 일기 등 총 열두 꼭지의 글을 수록했다. 특히 작가가 ‘온전한 최초의 집’이라 부르는 ‘북향 방’과 ‘정원’에서 써낸 일기까지 담아 독자와의 깊은 교감을 시도했다. 각 글에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도 함께 수록돼 그 의미를 더했다.  

 

 

 

도서 유통업계도 빠르게 『빛과 실』을 확보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쿠팡은 23일 오전 11시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로켓배송’을 통해 다음날인 25일부터 배송을 보장하고 있다. 와우회원은 한 권만 주문해도 무료 배송 및 반품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최대 5%의 쿠팡캐시 적립 혜택도 제공된다. 쿠팡은 이전에도 한강 작가의 도서 예약 판매를 통해 문학 도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신작 역시 유의미한 결과를 낳고 있다.  

 

쿠팡은 작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직후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흰』 등 대표작을 포함해 총 18종의 도서를 예약 판매했다. 당시 노벨상 발표 이후 작가의 도서가 일시 품절 사태를 빚자 선제적으로 예약 판매를 진행하며 독자들의 구매 열기를 수용했다.  

 

쿠팡은 올해 들어 ‘오늘의 베스트셀러’ 페이지를 통해 분야별 인기 도서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와우회원 대상 월별 추천 도서 테마도 운영 중이다. 1월의 테마는 ‘부(富: 돈)’이었고, 이달에는 자기계발 분야 도서가 추천 목록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도 『빛과 실』을 판매 중이다. 주문 시 ‘스타배송’을 통해 다음날인 25일 도착을 보장한다. G마켓은 스타배송을 통해 고객에게 지정일 배송을 약속하며, 약속 불이행 시 1000원을 보상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의 편의점 이마트24는 이번 신작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마트24는 과거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을 온라인 예약 픽업으로 한정 수량 판매한 바 있으나, 이번 신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유통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빛과 실』의 인기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문학계와 독서 시장에 다시금 불어온 한강 열풍을 방증한다. 한강 작가는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문학적 성취와 사유의 깊이를 담은 산문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공고히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