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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에서 투신하겠다'는 극우 세력 협박에 선관위 공포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론자들이 청년층까지 포섭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고령층 중심이던 부정선거방지대(부방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합류한 20~40대 남성들을 대거 영입하며 조직을 확대하고 있어 대선 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향한 폭력 행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부방대는 현재 텔레그램 채팅방에만 47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텔레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지역별 회원까지 고려하면 실제 회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방대는 부정선거 규탄 집회뿐 아니라 투표 과정에서 참관인 활동, 현장 촬영 등을 통해 소위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들이 선관위와 우체국의 기간제 근로자 채용에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자가 되어 부정선거를 감시해야 한다는 명목이지만, 사실상 선거 관리 과정에 직접 개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보수 성향의 청년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현장에서 위압감을 줄 수 있는 건장한 20~40대 남자들이 많이 필요하다"거나 "물리적인 힘이 필요하다"는 등의 글이 공공연히 올라오고 있어 폭력 사태를 암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 선거에서도 부방대의 폭력 행위는 여러 차례 목격됐다.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부산에서 한 부방대 회원은 투표소에서 동영상을 무단 촬영하고 소란을 피워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부방대 회원 3명이 고양시 선관위 사무실에 무단침입해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를 언급하면서 이러한 음모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되었고, 일부 청년들은 '2030 부정선거 파이터즈'를 조직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도 부방대 회원들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부방대 활동가는 "4·19 혁명은 3·15 부정선거 때문에 발생했다"며 "부정선거를 발견하는 순간 국민 저항권을 즉각 발동할 것"이라고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SNS를 통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63빌딩에서 투신할 용의도 있다"며 과천 선관위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정선거론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며 선관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를 부정선거로 모는 행위에 대해 하나하나 명예훼손 혐의로 선관위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며 "폭력 행위나 소요가 있을 경우 개인뿐 아니라 단체 차원의 선전·선동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