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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납 누명 씌우고 자살 강요" 이준석, 보수 빅텐트 '선긋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이른바 '보수 빅텐트'에 대해 강경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과거 자신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 했던 세력들과는 결코 손을 잡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보수 진영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18일 이 후보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혀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2022년 여름, '성상납 의혹'으로 당 대표직에서 쫓겨났던 당시의 치욕적인 상황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격앙된 어조로 과거의 고통을 되새겼다.

 

이 후보는 "제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끈 뒤 당을 개혁하겠다고 했을 때, 그냥 생자로 저를 정치적으로 죽이려고 했다. 성상납이라는 말도 안 되는 걸 걸어서 윤리위 열어서 날리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때 그 일을 했던 주요 인물은 공기업 사장으로도 가는 등 자기들끼리 다 해 먹었다"며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후보는 잊을 수 없는 일로 극단적인 인신공격을 받았던 당시의 고통을 털어놓았다. 그는 "극단적 선택하라며 매일 아침 문자를 보내고 몇몇 보수 유튜버는 제가 아파트 앞을 걸어가면 아이들이 초등학교 가는 곳에서 '성상납 한 이준석은 자살하라'고 소리 질렀다, 3개월가량이나 그랬다"며 "진짜 저한테 그냥 자살을 강요했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고백했다.

 

이러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정치적 재기를 꿈꾸는 이 후보에게, 보수 진영의 '빅텐트'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는 모욕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그는 "그 상황을 감내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싹 입 씻고 '이겨야 하니까 단일화해야 한다' '이겨야 하니까 빅텐트해야 한다'는 건 후안무치 정도를 넘어서 금수의 마음이 아니면 제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이 후보는 "성상납 의혹이 무혐의로 밝혀진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당 차원이나 개인 차원에서나 단 한 명도 그것에 대해서 미안하다, 잘못되었다,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데 선거가 다급해지니까, 이겨야 하니까 '빅텐트', '단일화해야 한다' '안 하면 너는 보수의 배신자다'고 한다, 제가 왜 그런 것에 신경을 써야 하냐"며 보수 진영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가 보수진영을 위해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싶을 때 극단적 선택을 유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제가 왜 귀를 기울여야 하며, 왜 또 속아줘야 하냐고 묻는다면 아무도 답을 못할 것"이라며 "거의 자살하라고 등 떠밀었던 사람들이 '대의명분에 따라서 단일화하면 내가 미안하다고 해 줄게'라면 제가 그걸 들어줘야 하냐"고 격정을 토로했다.

 

이처럼 보수 진영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한 이 후보는, 독자적인 세력 확장을 통해 대선 승리를 노리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21대 대선을 이기기 위해 나왔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모름' '지지후보 없음'으로 나타나는 20%대 중후반의 유권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유권자 중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기존 두 세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이 많다"며, 22대 총선 당시 자신이 승리했던 동탄 모델을 대선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2대 총선 당시 동탄에서도 모름/없음에 해당하는 분들이 매 많은 지지를 보내 제가 승리할 수 있었다"며, 기존 정치 세력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준석 후보의 강경한 발언은 향후 대선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진영의 분열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후보가 독자적인 세력 확장을 통해 얼마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의 행보는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새로운 정치 세력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